‘서쪽에서 멀리 머물다’의 뜻을 지닌 ‘서유(西留)’에서 파생된 세루섬으로 불렸던 세어도(細於島). 그 섬은 지금도 서쪽 한편에 그대로 머물러 있다. 멀리뛰기라도 하면 닿을 수 있을 만큼 가까운 섬이지만 그곳은 도시의 오지(奧地)이다. 가늘게 늘어진 모습을 하고 있는 세어도는 섬 가운데 운치 있는 숲길이 길게 이어져 있다. 이 길을 여유롭게 산책하다 보면 도시에서 찌든 온갖 근심과 찌꺼기가 해풍에 실려 한순간에 날아간다. 이제 세어도는 떨어진 낙도(落島)가 아니라 즐거운 낙도(樂島)로 점차 변하고 있다.